한은의 금리 인상 신호, 시장은 이미 움직였다 금리인상가능성은 더 이상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아니라 현실
한은의 금리 인상 신호, 시장은 이미 움직였다
최근 한국은행 신현송 총재가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금리인상가능성은 더 이상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아니라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 총재는 창립 76주년 기념식에서 “성장, 물가, 금융 안정 상황이 비교적 명확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최악의경기상황발생가능성입니다. 금리를 인상하면 물가는 안정될지 몰라도 이미 숨통이 끊긴 내수 경제와 소상공인들의 부채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주 동안 신 총재가 세 차례나 금리 인상을 시사한 시점에서, 시장에서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습니다.
물가와 금리, 그리고 경기악화라는 삼중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상승하며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대에 진입했습니다. 경기악화 우려 속에서도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가 물가를 자극하면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신현송 총재는 이에 대해 “향후 물가 상승률은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며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며, 일각에서는 7월 한 번에 0.50%포인트를 올리는 ‘빅스텝’ 또는 7월과 8월 연속 인상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악의경기상황발생가능성을 고려하면, 이런 긴축 정책이 자칫 경기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소상공인, 자영업자, 금융 취약계층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이미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금리 인상의 칼자루,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장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천정부지로 치솟습니다. 금리인상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가계와 기업의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신현송 총재의 발언입니다. 그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 “선별적 지원은 재정정책을 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즉, 한은은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고, 경기 악화로 인한 피해는 정부가 예산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간한 ‘그린북’ 6월호에서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중동 전쟁 불확실성,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민생 부담이 우려된다”고 진단한 바 있습니다. 즉, 정부 역시 경기악화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글로벌 긴축 재개, 한국만의 고민은 아니다
한국만 금리 인상 행진에 나서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2년 9개월 만에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고, 일본은행(BOJ)도 오는 15~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동 전쟁 이후 주요국들이 잇따라 긴축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최악의경기상황발생가능성을 방어하기보다는, 이미 눈앞에 닥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입니다. 한국은행도 예외가 아닙니다.
다만 한국의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여타 국가보다 심각하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의 파장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경기악화와 금리인상가능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신현송 총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전문가의 시각: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치지 말라
금융 시장에서 10년 넘게 몸담아온 전문가로서 느끼는 점은 명확합니다. 지금 당장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머지않아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가가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최악의경기상황발생가능성만을 걱정하다간,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소상공인과 취약차주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현송 총재의 지적처럼, 그 부분은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보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정교한 방법입니다. 한국은행이 감당해야 할 역할은 어디까지나 통화 안정입니다.
시장의 예측대로 올해 안에 두 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그것은 경기악화를 부르는 독이 아니라 장기적 안정을 위한 ‘쓴 약’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 건 시기와 속도 조절입니다. 7월 빅스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신중하게 접근한다면 0.25%포인트씩 7월과 8월로 나누는 전략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금리 인상, 불가피하지만 시기는 신중하게
결론적으로, 금리인상가능성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습니다. 물가가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하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더 늦출 명분도, 시간도 없습니다. 다만 최악의경기상황발생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빅스텝보다는 점진적인 인상이 바람직합니다.
신현송 총재는 “늦지 않게”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이는 한은이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시장에 보내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지금은 금리 인상 자체를 놓고 논쟁할 때가 아니라, 그 시기와 폭을 어떻게 조절할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